만화가의 과학뉴스- 니콜라스 컬페퍼의 상처(2/2) ▶ 만화가의 과학뉴스


에필로그 

그의 부인 앨리스는 컬페퍼가 죽은 뒤 2년 후 1656년 8월 4일 존 헤이든 이란 인물과 결혼했다. 존 헤이든은 과학, 법률 및 점성술 등을 행했던 사기꾼에 가까운 사람이었다. 헤이든은 이전에 컬페퍼를 여러 번 방문했으며, 작가로서 그의 능력을 부러워했다. 컬페퍼는 가식적이고, 왕정주의자였던 헤이든을 좋아하지 않았다. 컬페퍼가 죽고 난 후 헤이든은 그의 부와 명성을 노리고 과부가 된 앨리스 컬페퍼와 결혼했다. 앨리스는 3년 후 사망했다.


후기

위생관념이 등장하기 전에는 감염으로 인한 산욕열로, 마취제가 등장하기 전에는 마취없이 제왕절개가 시행되어 많은 임산부가 사망했습니다. 심지어 중세를 지나 상당기간까지 제왕절개는 성경의 창세기 구절로 인해 산모가 죽은 것을 확인하고 나서야 시행되었습니다.  

프랑스 외과의 자크 기요모(Jacques Guillemeau, 1550–1613)는 제왕절개술에 대해 다음과 같이 언급했습니다.  

“이제 그녀가 마지막 숨을 내쉬었다는 것을 확실히 하기 위해 그녀의 입술과 코 부분에 가벼운 깃털을 놓아야 한다. 그래서 만약 그녀가 조금도 숨을 쉬지 않는다면 깃털은 날아가지 않을 것이다. 따라서 그녀가 죽었다는 것을 확신하면, 그 즉시 그녀를 눕혀 배를 노출 시킨 후, 손가락 네 개 정도 길이로 절개해야 한다.” 

이처럼 상당히 근래에 이르기까지 의학적 한계와 종교적 이유로 많은 여성들이 아이를 낳다 사망하였습니다. 

제 아내는 제왕절개로 아이를 낳았습니다. 거의 2일 동안 진통을 하며 양수는 모두 나왔지만 아이가 나오질 못해 결국 고통은 고통대로 다 겪고 제왕절개를 한 것입니다. 의학사를 공부하다 보면 종종 아내의 분만이 떠오릅니다. 고작 100년 전만 하더라도 제 아내와 아이는 죽었을 가능성이 큽니다. 그런 생각이 들때면 아찔합니다. 

니콜라스 컬페퍼라는 이국의, 거의 무명에 가까운 학자에게 눈길이 간 것은 바로 이런 이유에서 였습니다.  아내의 고통과 아이의 죽음을 무기력하게 지켜봐야 했던 그의 참담함과 절박함이란 어떠했을지 짐작조차 가지 않습니다.   

현재는 사망률이 획기적으로 줄어들긴 했지만, 여전히 적지 않은 여성들이 출산 중 사망합니다. 특히 앨리스 컬페퍼의 병증이자 지금도 산모사망의 중요한 원인인 임신중독증은 그 원인이 아직 명확히 밝혀지지 않았습니다. 


의견(2017. 3. 19) 

산과의분께서 앨리스 컬페퍼가 임신 중독이 아닌 다른 원인이 있지 않을까 한다며 다음과 같은 의견을 주셨습니다. 

"7번의 임신 동안 산모는 생존하고, 넷째 아이만 괜찮은 임신중독의 사례는 매우 드뭅니다. 보통의 임신중독증은 첫째 출산에서 심하고 둘째부터는 발병하지 않거나, 아이를 낳을 수록 더 심해지는 경향이 있습니다. 또한 보통은 산모와 아이 모두 사망하는 것이 일반적입니다."  

-출처-

○ Drife, James. "The start of life: a history of obstetrics." Postgraduate medical journal 78.919 (2002): 311-315.

○ Thulesius, Olav. Nicholas Culpeper: English physician and astrologer. Springer, 1992.

○ Thulesius, Olav. "Nicholas Culpeper, father of English midwifery." Journal of the Royal Society of Medicine 87.9 (1994): 552.

○ Patricia Cleveland-Peck. “The English Physician”. History Today, October 18, 2016.

(http://www.historytoday.com/patricia-cleveland-peck/english-physician)

○ 야마모토 요시타카, 남윤호 역. 16세기 문화혁명. 동아시아, 2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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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글

  • 레이오트 2017/03/19 14:35 # 답글

    신사의 손은 더할나위 없이 깨끗한 것이라는 도그마에 심취하여 (그들 눈에는) 천하고 못배운 아낙네인 산파들보다 더 많은 산모를 산욕열로 죽게한게 그 당시 의사라는 점을 생각하면 웃기도 짜증날 지경입니다.
  • self_fish 2017/03/19 15:40 #

    예...참..어이없는 일들이 많았죠.
  • 대공 2017/03/19 14:41 # 답글

    저술한 이유가 쓰라리네요
  • self_fish 2017/03/19 15:40 #

    그 고통이란.....
  • 까마귀옹 2017/03/19 14:46 # 답글

    1. 좀 잔인한(?) 해석입니다만 인간의 산모가 매우 힘들게 출산하는 이유 중 하나로, '인간이 너무 똑똑해져서'라는 해석도 있더군요. 인간의 뇌 용량 증가가 너무 빠르다보니 자연히 태아의 커진 머리 크기 때문에 이를 자궁, 질과 같은 생식기가 미처 감당하기 힘들어서 출산이 힘들다는 해석.

    2. 아직도 일부 어리석은 어른들은 '우리 때는 밭일하다가도 애를 낳고, 그러고 나서도 며칠 안되어서 일하고 그랬어! 요즘 애들은 나약해서....'라는 망언을 하죠. 그러다가 많은 산모와 아기들이 죽어나간 건 생각하지도 않고.
  • self_fish 2017/03/19 15:42 #

    현실의 불합리함을 정당화시키는 마법의 주문. '우리 때는 말이야...' ^^
  • 런리쓰일산 2017/03/19 14:57 # 삭제 답글

    생각보다 종교적/관습적 족쇄가 유럽에서도 오랫동안 지속되었네요.
  • self_fish 2017/03/19 15:45 #

    예... 기독교의 영향력이 워낙 컸으니까요...^^
  • 라비안로즈 2017/03/19 15:43 # 답글

    저도 두 아이를 제왕으로 낳았긴 한데.. 두번째부턴.. 내가 죽을수도 있겠다는 두려움이 심했었고.. 세번째 아가는 그래서 못낳겠습니다. 신랑도 무서워하구요. 진짜 내 앞에서 뒹구는 두 아이들을 볼때마다 살아있어줘서 고맙습니다.
  • self_fish 2017/03/19 15:58 #

    아효~ 로즈님도 고생 많으셨군요. 저도 아내의 힘든 출산과정을 보니 무섭고 안쓰러워서 둘째는 용기가 안나더라고요.
  • 까마귀옹 2017/03/19 17:26 # 답글

    제왕절개 하니까 생각나는건데, 어느 순간 제왕절개가 갑자기 '사기꾼들의 거짓말'로 포장되는 경우가 있더군요. 여기에 '자연스러운' 분만의 '장점'이 더해지고. ('좋은 세균 샤워'는 또 누가 지어낸 말이야???????????????)

    한동안 제왕절개 시술의 비율이 높았던 것은 사실이지만 그렇다고 제왕절개 자체가 해로운 것은 아니고 어디까지나 선택할 수 있는 출산의 방법 중 하나인데, 이런 식으로 책 팔아먹고 강연료 받아먹는 작자들이 많습니다.
  • self_fish 2017/03/20 01:01 #

    예. 지금은 어떤지 모르겠지만 그랬던 적이 있었죠.....허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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