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린 아직 양성자를 모른다 by self_fish

핵물리학자인 에반젤린 다우니(Evangeline Downie)는 양성자에 관한 가장 골치 아픈 문제 중 하나를 연구할 계획이 없었다. 

그러나 기회가 찾아왔을 때, 다우니는 외면할 수 없었다. “그건 양성자입니다.” 그녀는 탄식했다. 아원자 영역에 놓여있는, 양성자라는 보석을 둘러싸고 여전히 소용돌이치고 있는 수수께끼는 너무나 매력적이어서 저항할 수 없었다. 이 풍부한 입자는 우주에서 보이는 물질의 대부분을 차지한다. “우리는 양성자들로 만들어졌습니다. 그리고 우린 양성자를 완전히 이해하지 못합니다.” 그녀는 말한다. 

최근 수십 년 동안 물질의 핵심을 깊게 파고들었던 많은 물리학자는 소박한 양성자보다는 더 이색적이고 익숙하지 않은 아원자 입자들, 즉 중성자, 중성미자 및 그 유명한 힉스입자(Higgs boson)에 끌렸다.

그러나 그런 가장 희귀한 것들을 쫓는 대신에 다우니 같은 과학자들은 양성자 자체를 매우 정밀하게 정성 들여 조사하고 있다. 그 과정에서 이 열광적인 양성자 팬들 중 일부는 과학자들이 이해한다고 생각한 물리학 분야에서 예기치 않은 문제를 발견했다.

놀랍게도 양성자의 가장 기본적인 특성 중 일부는 아직 완전히 밝혀지지 않았다. 예를 들어 다우니를 사로잡았던 것은 양성자의 반지름에 관한 가장 최근의 측정치가 다른 측정치와 큰 차이로 일치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마찬가지로, 과학자들은 기본적인 양자 특성인 양성자 스핀의 원인을 아직 설명할 수 없다.

그리고 일부 물리학자들은 비록 확인할 순 없었지만, 영원할 듯한 입자가 영원하지 않은 것 같다고 깊게 믿고 있다. 아마도 양성자는 붕괴하는 것 같다. 그러한 붕괴는 이질적인 힘을 하나의 커다란 우산 아래 결합하는 이론에 의해 예측된다. 그러나 붕괴는 아직 목격된 적이 없다.

피라미드의 토대와 같이, 양성자에 관한 물리학은 과학자들이 이해하고 있는 물질의 작용에 대한 이해의 밑거름이다.  “우주의 복잡성을 이해하기 위해선 한편으로 우리는 가장 단순한 시스템에서 시작해야 합니다.” 워싱턴 D.C.에 위치한 조지 워싱턴 대학의 다우니는 말한다.

크기를 조정하다

우주 역사의 대부분에서 양성자는 매우 중요한 입자였다. 양성자는 빅뱅 이후 우주가 양의 전하를 띤 입자가 형성될 만큼 충분히 냉각된 100만 분의 1초에 형성되었다. 그러나 양성자는 어니스트 리더퍼드가 방사선으로 질소 원자를 포격하여 핵을 붕괴시키고 양성자를 방출한 100년 전까지는 주목을 받지 못했다.

하나의 양성자는 하나의 전자와 손을 잡고 우주에서 가장 풍부한 원소인 수소를 구성한다. 모든 원자의 핵에는 하나 이상의 양성자가 존재한다. 각 원소는 원자 번호로 표시되는 고유한 수의 양성자를 갖는다. 태양 핵에서 양성자들이 융합하며 생명이 번성하는 데 필요한 열과 빛을 생성한다. 또한, 양성자는 맹렬한 속도로 우주를 날아다니다 지구의 대기와 충돌하여 전자, 뮤온 및 중성미자와 같은 입자의 소나기를 만들어내는 우주선(cosmic rays)으로도 발견된다.

요컨대, 양성자는 어디에나 있다. 따라서 그 미세한 입자에 대한 과학자의 이해에 아주 작은 변화조차도 광범위한 영향을 미칠 수 있다. 그래서 어떤 성가신, 아주 작은 의문도 양성자 연구자들을 화나게 만들 수 있다.

예를 들어 양성자 반지름 측정에서 몇 퍼센트의 불일치는 강한 관심을 불러일으켰다. 몇 년 전까지만 해도 과학자들은 양성자의 반지름이 약 0.88 펨토미터, 혹은 0.88 천조 분의 1미터라는 것에 동의했다.

그러나 그 정돈된 그림은 2010년 5월 프랑스 레 우슈(Les Houches)에서 열린 <정밀 물리학에 관한 단원자계 컨퍼런스(the Precision Physics of Simple Atomic Systems conference)>에서 몇 시간 만에 뒤집히고 말았다. 두 팀의 과학자들은 양성자에 관한 최종적인 크기가 될 것으로 생각하며 새롭고 더 정확한 측정치를 발표했다. 그러나 오히려 두 팀이 발표한 수치는 서로 약 4% 정도의 차이가 있었다. “우리는 두 팀 다 같은 숫자를 얻을 것으로 예상했습니다. 그래서 우리 모두는 매우 놀랐습니다.” MIT의 물리학자 얀 베르나우어(Jan Bernauer)는 말한다.

양성자의 반지름을 약간 수정한 정도로는 물리학이 뒤엎어지지는 않을 것이다. 그러나 광범위한 노력에도 불구하고 두 그룹은 서로 다른 측정치를 얻게 된 이유를 설명할 수 없었다. 연구자들은 그러한 교착 상태에 관한 단순한 설명을 제거함으로써, 불일치가 기존 물리학의 원리를 깨뜨릴 수 있는 결함에 관한 첫 번째 힌트가 될 수 있을지도 모른다고 생각하기 시작했다.

두 그룹은 양성자 크기를 판단하는 데 각각 다른 방법을 사용했다. 독일 마인츠에 있는 MAMI 입자가속기 실험에서 베르나우어와 동료들은 양성자가 발사될 때 전자의 궤적이 어느 정도 굴절됐는지를 측정하여 양성자의 둘레를 추정했다. 그 실험으로 약 0.88펨토미터의 예상 반지름을 발견했다.

그러나 독일 가르힝의 막스플라크 양자광학 연구소(Max Planck Institute of Quantum Optics)의 물리학자 랜돌프 폴(Randolf Pohl)이 이끄는 팀은 더 정확하고 새로운 방법을 사용했다. 연구진은 뮤입자 수소(muonic hydrogen)를 만들었다. 이것은 전자가 아닌 더 무거운 사촌인 뮤온과 양성자가 짝을 이루고 있다.

스위스 빌리젠의 폴 쉐러 연구소(Paul Scherrer Institute)에서 있었던 실험에서 폴과 동료들은 뮤온을 더 높은 준위의 에너지로 충돌시키기 위해 레이저를 사용했다. 필요한 에너지양은 양성자의 크기에 달려있다. 뮤온은 질량이 크기 때문에 전자보다는 양성자에 더 가깝다. 뮤입자 수소의 에너지 준위는 보통의 수소보다 양성자의 크기에 더 민감하므로 전자 산란 측정보다 10배의 정밀도로 측정할 수 있다.

폴의 결과는 약 0.841펨토미터로 더 작은 양성자 반지름을 제시했으며 다른 측정치와 뚜렷한 차이를 보였다. 양성자와 중성자의 핵을 가진 뮤입자 중수소(muonic deuterium)의 후속 측정에서도 예상보다 작은 크기로 밝혀졌다고 그와 동료들은 지난해 <사이언스(Science)>에 발표했다. 물리학자들은 두 가지 측정값이 일치하지 않는 이유를 설명하기 위해 골머리를 앓았다. 실험 오류는 비난받을 수 있지만, 아무도 그 원인을 찾아낼 수 없었다. 그리고 실험 데이터로부터 반지름을 계산하는 데 사용된 이론 물리학은 견고했다.

현재 더 이상한 가능성이 논의되고 있다. 물리학자들은 전자와 뮤온이 입자의 상호작용에서 똑같이 행동해야 한다고 믿고 있다. 그래서 전자가 아닌, 뮤온과 상호작용하는 예상치 못한 새로운 입자가 존재한다면 측정값의 불일치를 설명할 수 있을 것이다. 그 새로운 입자를 발견한다면 혁명이 될 것이다. “전자와 뮤온의 상호작용은 같다는 사실은 이론 물리학에서 매우 신성한 원리입니다.” MIT의 이론 물리학자 존 네겔레(John Negele)는 말한다. “만약 그 원리를 깨뜨린 명백한 증거가 있다면, 그것은 근본적인 발견(fundamental discovery)입니다.”

그러나 확립된 물리 이론은 쉽게 무너지지 않는다. 물리학의 토대가 흔들리는 일을 “꿈꿔왔지만 일어나지는 않을 것”이라고 폴은 말한다. 대신 그는 불일치가 실험이나 이론에서 약간 수정을 통해 설명될 가능성이 있다고 생각한다.

다우니는 양성자 반지름에 관한 매혹적인 수수께끼라는 미끼를 덥썩 물었다. 몇몇 동료 물리학자와 연구실에서 대화하는 동안 그녀는 문제를 해결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는 실험이 곧 있을 거라는 걸 알게 되었다. 실험을 창안한 이는 동료를 찾고 있었고, 다우니는 그 흐름에 합류했다. 2018년에 폴 쉐러 연구소에서 열리는 뮤온 양성자 산란실험(The Muon Proton Scattering Experiment, or MUSE)은 양성자로부터 전자와 뮤온을 흩어지게 하여 그 결과를 비교한다. 이는 두 입자가 다르게 행동하는지를 실험하는 방법을 제공한다고 현재 MUSE의 대변인인 다우니는 말한다.

다른 여러 실험도 진행 중이거나 계획 단계에 있다. 미국 버지니아 주 뉴포트뉴스의 제퍼슨 연구소에 있는 양성자 반경 실험(Proton Radius Experiment, or PRad)에 참가한 과학자들은 베르나우어와 동료들의 전자 산란 측정을 향상하기를 희망한다. PRad 연구자들은 데이터를 분석 중이며 곧 양성자 반지름에 관한 새로운 측정치를 가질 것이다.

그러나 현재 양성자의 정체성 위기는 최소한 크기와 관련하여 여전히 존재하고 있다. 그것은 물리학자의 가장 필수적인 이론 중 하나에 대한 극도의 민감한 실험에 문제를 제기한다. 양자전기역학(Quantum electrodynamics, QED)은 양자역학과 알베르트 아인슈타인의 상대성 이론을 결합한 이론으로 전자기학에 관한 물리학을 작은 규모에서 묘사한다. 이 이론을 사용하여 과학자들은 수소 원자와 같은 양자 계의 특성을 정교하고 상세히 계산할 수 있었으며, 지금까지의 예측은 현실과 일치한다. 그러나 계산에는 양성자의 반지름을 포함하여 약간의 수치를 대입해야 한다. 따라서 양자전기역학 이론을 더 엄격한 실험에 적용하기 위해서는 더욱 정확한 양성자 크기 측정이 이루어져야 한다. 

회전을 담당하다

비록 과학자들이 끝내 양성자 크기의 불일치 문제를 정리하더라도, 이해해야 할 것은 아직 많이 남아 있다. 양성자를 더 깊숙이 파고 들어가면, 겉으로 보기에 단순한 입자는 복잡한 만화경이 된다. 각 양성자 내부에는 쿼크(quark)라고 불리는 3개의 입자가 있다. 쿼크는 음으로 하전 된 “다운(down)”쿼크와 양으로 하전 된 두 개의 “업(up)”쿼크가 있다. 중성자는 뒤집힌 두 개의 다운 쿼크와 하나의 업 쿼크로 이루어져 있다.

그러나 3개의 쿼크조차도 너무 단순화한 그림이다. 항상 존재하는 3개의 쿼크 외에도, 일시적으로 혼란스런 입자 무리가 양성자 내부를 휘감는다. 추가적인 쿼크와 그들의 반물질 파트너인 반쿼크(antiquark)들은 끊임없이 순간적으로 생성되어 소용돌이치고 서로 소멸하기를 반복한다. 글루온(Gluons)은 양성자를 붙잡고 있는 일종의 입자 “접착제”로 입자들 사이에 존재한다. 글루온은 쿼크가 열렬히 서로를 끌어당기게 하는 강력한 핵력의 전달자다.

이런 혼란들로 인해 양성자와 중성자는 다루기가 어렵다. 하나의 속성인 스핀(spin)은 수십 년 동안 신중히 조사됐으며 아직 명확히 밝혀지지 않았다. 양자 입자는 지구가 축을 중심으로 회전하는 것처럼 맹렬한 속도로 회전하는 것처럼 보인다. 이 스핀은 각운동량을 생성한다. 각운동량은 마찰로 속도가 느려질 때까지 최고 회전수를 유지하려는 회전하는 물체의 특성이다. 스핀은 또한 양성자를 작은 자석처럼 행동하게 한다. 왜냐하면, 전자기장의 회전은 자기장을 생성하기 때문이다. 양성자의 이런 속성은 자기 공명 영상(magnetic resonance imaging, MRI)이라 불리는 의료영상기기의 핵심이다.

그러나 거의 모든 양자와 마찬가지로 몇 가지 기묘한 요소가 섞여 있다. 실제로 회전은 없다. 과학자가 알고 있는 한 쿼크와 같은 기본 입자는 유한한 물리적인 크기가 없으므로 회전할 수 없다. 회전이 없음에도 불구하고, 입자는 여전히 회전하는 것처럼 행동한다. 스핀은 특정 값, 즉 1/2의 정수배 만 취할 수 있다.

쿼크는 1/2의 스핀을 가지며 글루온의 스핀은 1이다. 이 스핀들을 합하여 양성자의 총 스핀을 얻는다. 또한, 지구가 자전축을 중심으로 회전하며 태양 주위를 돌고 있는 것처럼 쿼크와 글루온은 양성자의 중심에 대해 원을 그리며 양성자의 전체 회전에 기여할 수 있는 추가적인 각운동량을 생성할 수 있다. 

여하튼, 양성자는 내부의 쿼크와 글루온의 스핀과 궤도 운동을 합해 1/2의 스핀을 갖는다. 애초에 물리학자들은 그 설명이 단순할 것으로 생각했다. 중요하게 생각되는 유일한 입자는 양성자의 주요 쿼크 3개이고, 각각은 1/2의 스핀을 가지고 있다고 생각했다. 두 개의 스핀이 반대 방향으로 향하게 되면 서로 상쇄하여 총 스핀 1/2을 생성 할 수 있다. 그러나 1980년대에 시행된 실험에 따르면, “이 그림은 사실과 매우 다르다”고 암스테르담 자유대학교(Vrije University Amsterdam)의 고에너지 물리학자 후안 로호(Juan Rojo)는 말한다. 놀랍게도 스핀의 작은 부분 만이 쿼크에서 기인하는 것처럼 보였고 이는 “스핀 위기(spin crisis)”로 알려지게 되면서 과학자들을 어리둥절하게 만들었다. 양성자 스핀은 수수께끼 같았다.

과학자들의 다음 예상은 글루온이 양성자의 회전에 기여한다는 것이다. "이 가설을 검증하는 것은 매우 어렵습니다.” 로호는 말한다. 이를 위해선 뉴욕 업턴 브룩헤이븐 연구소(Brookhaven National Laboratory)의 입자 가속기인 상대적 중이온충돌기(Relativistic Heavy Ion Collider, RHIC)를 이용한 실험 연구가 필요했다.

이 실험에서 과학자들은 두 양성자의 회전을 정렬하거나 반대 방향으로 한, 양극화한 양성자를 충돌시켰다. 연구자들은 충돌의 결과물을 계산하고 같은 방향으로 정렬된 스핀과 반대 방향으로 정렬된 스핀의 결과를 비교했다. 그 결과 얼마나 많은 스핀이 글루온에서 유래하는지가 밝혀졌다. 로호와 동료의 분석에 따르면 글루온이 양성자의 회전 속도의 약 35%를 차지한다고 2014년 <핵 물리학 B(Nuclear Physics B)>에 발표했다. 쿼크가 스핀의 약 25%에 기여하기 때문에 나머지 40%는 여전히 설명하지 못한다.

“우리는 전체 스핀이 어떻게 이루어져 있는지 전혀 알지 못합니다.” 브룩헤이븐 연구소의 핵물리학자 엘케-캐롤라인 애숴나우어(Elke-Caroline Aschenauer)는 말한다. “우리는 아마도 스핀에 관한 작은 부분만을 이해한 것 같습니다.” 각각의 쿼크 또는 글루온은 양성자의 에너지 일부분만을 운반하며, 가장 낮은 에너지 쿼크 및 글루온은 RHIC에서 발견할 수 없기 때문이다. 이온입자가속기(Electron-Ion Collider)라 부르는 충돌형 가속기는 놓치고 있던 그 부분을 조사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

이온 입자가속기는 또한 과학자들이 양성자 스핀에도 기여하는, 지금까지 측정할 수 없었던 쿼크와 글루온의 궤도 운동을 매핑할 수 있게 할 것이다.

다루기 힘든 힘

실험 물리학자들은 양성자의 스핀과 다른 곤란한 문제들을 푸는데 이론 물리학의 도움을 거의 얻지 못한다. “양성자는 기본 원칙(first principles)으로부터 계산할 수 있는 것이 아닙니다.”라고 애숴나우어는 말한다. 글루온에 의해 전달되는 쿼크를 결합하는 강한 핵력(strong force)에 관한 이론인 양자색역학(Quantum chromo-dynamics, QCD)은 다루기 힘든 괴물이다. 이 이론은 너무 복잡해서 과학자들이 방정식을 직접 풀 수 없을 정도다.

그러한 어려움은 강한 핵력의 작용에 기인한다. 쿼크와 그 동반자는 비교적 가까이에 있을수록 행복하고, 마음대로 양성자를 이룰 수 있다. 그러나 떨어지면 더 애틋해지는 법이다. 쿼크가 멀어질수록, 더 끈질긴 강한 핵력이 그들을 서로 잡아당기고, 양성자 안으로 몰아넣는다. 이런 행동은 왜 누구도 고립된 단일 쿼크를 발견하지 못했는지를 설명한다. 또한, 그런 양성자의 특성은 특히 계산을 어렵게 만든다. 정확한 이론적 계산이 없다면, 과학자들은 양성자의 반지름이 얼마여야만 하며 또는 스핀이 어떻게 나뉘는지를 예측할 수 없다. 양성자와 관련한 수학을 단순화하기 위해 물리학자들은 격자 색역학(lattice QCD)이라 불리는 기법을 이용하는데, 그들은 그 세계가 시간과 공간의 점 그리드로 구성되었다고 상상한다. 쿼크는 그리드의 한 지점이나 다른 지점에 놓을 수 있지만, 그 사이의 공간에는 놓을 수 없다. 마찬가지로 한 지점에서 다른 지점으로의 점프는 시간의 진행이다. 그러한 상황에서 양자색역학은 다루기 더 쉬워졌지만 여전히 계산을 위해선 강력한 슈퍼 컴퓨터가 필요하다. 

양성자의 스핀에 관한 격자 색역학 계산이 진행되고 있지만, 여전히 불확실성은 많다. 2015년에 이론적 입자 및 핵물리학자 케페이 리우(Keh-Fei Liu)와 동료들은 글루온, 쿼크 및 쿼크의 각운동량으로부터 스핀 기여도를 계산하여 <피지컬 리뷰 D(Physical Review D)>에 발표했다. 그들의 계산에 따르면 양성자 스핀의 약 절반은 양성자 내부의 쿼크의 움직임에서 기인한다. 쿼크의 스핀에서 약 1/4과 글루온에서 나머지 1/4이다. 그런 수치들은 실험의 측정값과 정확히 일치하지는 않지만, 이해할 만하다. 격자 색역학의 수치는 여전히 흐릿하다. 그러한 계산들은 여러 가지 근삿값에 의존하기 때문에 “고정불변한 것은 아닙니다.”라고 렉싱턴 켄터키 대학교의 리우는 말한다.

양성자의 죽음

비록 양성자는 영원한 것처럼 보이지만, 과학자들은 오랫동안 그 불멸을 의심했다. 몇몇 대중적인 이론은 양성자가 오랜 시간에 걸쳐 다른 입자로 붕괴하리라 예측한다. 그러나 광범위한 탐색에도 불구하고 양성자 붕괴에 대한 암시는 실체화되지 않았다.

대통일 이론(grand unified theories)으로 알려진 한 아이디어에서는 양성자가 결국 시간에 굴복한다고 예측한다. 이 이론은 자연의 3가지 힘을 결합하여 전자기력, 강한 핵력 및 특정 종류의 방사성 붕괴와 관련한 약력을 설명할 수 있는 하나의 틀을 만든다(자연의 네 번째 힘인 중력은 아직 이 모델에 통합되지 않았다). 대통일 이론 아래에서 3가지 힘은 극도의 고에너지 상태에서 동일한 세기(strength)에 도달한다. 그런 에너지 상태는 초기 우주에서 존재했는데, 양성자가 만들어지기 훨씬 전, 빅뱅 이후 1조 분의 1조 분의 1조 분에 불과했다. 우주가 냉각됨에 따라, 이 힘들은 과학자들이 현재 관찰하는 세 가지 다른 힘으로 분리되었다.

“우리는 대통일 이론에서 예측하는 일이 일어났다는 많은 정황증거를 가지고 있습니다.” 스틸워터에 위치한 오클라호마 주립 대학의 이론 고 물리학자 칼라디 바부(Kaladi Babu)는 말한다. 힘의 통합이라는 매력을 넘어서 대통일 이론은 양성자의 전하가 전자의 전하와 정확하게 균형을 이루는 것과 같은 일부 흥미로운 우연을 설명할 수 있다. 또 다른 보너스로는 대통일 이론에서의 입자는 전자의 친척뻘 되는 쿼크로 가계도(family tree)를 그릴 수 있다는 점이다.

대통일 이론에서 붕괴하는 양성자는 양전자(전자의 반물질 버전)와 파이온(pion: 쿼크와 반쿼크로 이루어진 입자 )이라 불리는 입자처럼 다른 입자로 붕괴하며, 마침내 소멸할 것이다. 만약 대통일 이론에서처럼 정확히 양성자가 붕괴한다면 그 과정은 극히 드물 것이다. 양성자는 소멸하기 전까지 평균적으로 매우 오랜 시간 유지되어야 한다. 만약 대부분 양성자가 빠르게 붕괴한다면 원자는 그리 오랫동안 유지될 수 없고 별과 행성을 구성하는 물질, 심지어 인체도 사방으로 허물어질 것이다.

양성자는 빅뱅 직후부터 138억 년 동안 존재해 왔다. 그래서 양성자는 평균적으로 엄청나게 긴 삶을 살아야 한다. 그러나 양성자는 더 긴 시간 척도에서 소멸할 수 있다. 만약 그러하다면 과학자들은 시대를 앞서나가 붕괴하는 몇 개의 양성자를 관찰하려면 한 번에 많은 입자를 감시할 수 있어야만 한다. 그러나 붕괴하는 양성자 탐색은 지금까지 성과가 없다.

그래도 탐색은 계속되고 있다. 붕괴하는 양성자를 찾기 위해 과학자들은 일본의 히다(Hida)에 있는 광산 깊숙이 들어갔다. 여기에 있는 슈퍼 카미오칸데 실험실에서 연구자들은 한 개의 양성자가 존재를 알려올 때까지 기다리며 5만 미터 톤이 담겨있는 거대한 물탱크를 모니터하고 있다. 약 20년간 물탱크를 관찰한 후 연구자들은 양성자가 주로 양전자와 파이온으로 붕괴한다고 가정할 때, 양성자는 평균 1.6 × 1034년 이상 유지되어야만 한다고 1월 1일 <피지컬 리뷰 D>에 발표했다.

양성자 수명에 대한 실험적 한계는 “이론물리학자들을 궁지에 몰아넣었습니다.”라고 보스턴 대학의 에드 컨즈(Ed Kearns)는 말한다. 그는 슈퍼 카미오칸데에서 양성자 붕괴를 연구하고 있다. 만약 새로운 이론이 슈퍼 카미오칸데가 측정하려는 것보다 양성자 수명을 더 짧게 예측한다면 그 이론은 틀린 것이다. 물리학자들은 슈퍼 카미오칸데에서 양성자 붕괴가 관측되지 않는 이유와 일치하는 이론이 나올 때까지 처음부터 다시 시작해야 한다.

슈퍼 카미오칸데의 측정값에 따라 유지되고 있는 여러 대통일 이론은 초대칭(supersymmetry)을 포함한다. 초대칭 이론은 각각 알려진 입자와는 다른, 더 무거운 파트너가 존재한다는 아이디어다. 이 이론에서 그 새로운 입자들은 퍼즐의 추가적인 조각들로 상호 연결된 입자의 더 커다란 가계도에 꼭 들어맞는다. 그러나 초대칭에 의존하고 있는 이론은 문제가 될 수 있다. “우리는 지금까지 강입자 충돌기(Large Hadron Collider)에서 무엇보다 초대칭을 관찰하기를 바랐습니다.” 바부는 말한다. 제네바 세른(CERN)의 유럽 원자 물리학 실험실에 있는 입자 가속기를 통해 2009년 시작한 이래로 초대칭 탐색은 여전히 성과가 없다.

그러나 LHC에서 발견되기에는 초대칭 입자가 너무 무거운 것일 수 있다. 그리고 일부 대통일 이론은 초대칭이 없이도 여전히 살아남을 수 있다. 그리고 초대칭이 필요 없는 일부 대통일 이론은 여전히 성립할 수 있다. 이런 이론들의 여러 버전은 곧 다가올 차세대 실험에서 양성자의 수명을 예측할 것이다. 과학자들은 슈퍼 카미오칸데의 뒤를 이어 이보다 훨씬 더 큰 물탱크인 하이퍼 카미오칸데를 계획하고 있다. 그리고 사우스다코타 리드에 있는 옛 금광에 설치할 계획인 대심도 중성미자 실험(Deep Underground Neutrino Experiment, DUNE)은 물에서는 놓칠 수 있는 입자의 양성자 붕괴를 감지하기 위해 액체 아르곤을 사용할 것이다.

양성자가 붕괴한다면, 노년기에 접어든 우주에서 입자들의 결합은 약해질 것이다. 슈퍼 카미오칸데의 결과를 고려할 때 최대한 빨리 잡으면, 우주는 1034번째 생일을 맞이한 후 언젠가 황량한 빛의 바다가 될 것이다. 별, 행성 그리고 생명은 사라질 것이다. 만약 신뢰할 수 있을만한 양성자가 주어진다면, 그 양성자는 우리가 알고 있는 것과 같은 우주의 죽음을 말해 줄 수 있다.  

비록 양성자는 마침내 소멸할 것이지만, 양성자 연구는 언제든 주류에서 벗어나지 않을 것이다. 과학자들이 양성자의 반경, 스핀과 수명의 딜레마를 해결하더라도 더 많은 질문이 쌓일 것이다. 그것은 과학자들이 더 가까이 다가갈수록 복잡성이 증가하는 미로와 같은 양자 입자 연구의 일부이다. 더 깊이 있는 학문일수록 더 보람 있다고 다우니는 말한다. 불가사의한 양성자는 “모든 것을 구성하는 가장 기본적인 구성요소며, 우리가 그것을 이해하기까지 우리는 그 밖의 다른 것을 이해한다고 말할 수 없습니다.” (번역 김명호)

 

* 입자물리학을 연구하고 계시는 경상대학교 물리교육과의 이강영 교수님께서 감수해주셨습니다. 감사합니다. 

 

-번역 원문-

http://www.sciencenews.org/article/theres-still-lot-we-dont-know-about-prot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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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글

  • 수달 2017/06/23 15:47 # 답글

    어.... 어려워...
    양자역학 재밌다고 생각하긴 하지만.... 어려운건 어려운거...
  • self_fish 2017/06/23 17:24 #

    저도 현대 물리학은 어려워서 읽기가 버겁습니다. ㅎ~ 그래도 이번 기사는 흥미로워서 소개해 보았습니다. ^_^
  • JakeBlues 2017/06/27 16:05 # 답글

    재밌는 글 늘 고맙습니다. ^^
    원래 다체(3개~수십개 입자)문제가 가장 어렵죠. 차라리 수가 많으면 통계로 풀면 되는데...

    그나저나, 물리 전공이 아니신 것 같은데도 글이 정확하면서도 쉽게 번역하셨네요.
    많은 수고가 느껴져서 더 좋은 기사였습니다.
  • self_fish 2017/06/29 14:50 #

    감사합니다. ^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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