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을 그리다- 관찰과 표현의 과학사(4) by self_fish


과학을 그리다- 관찰과 표현의 과학사 (4)

천체를 관찰하고 이를 사실 그대로 표현하는 방식의 시작은 갈릴레오였습니다. 그러나 예상과 달리 그러한 표현 방식은 봇물 터지듯 이어지지 않았습니다. 한동안 그 같은 수준의 삽화는 쉽사리 등장하지 않았습니다. 또한, 갈릴레오의 사실주의적인 표현과 달리 지도의 개념에서 달의 지형을 정확히 묘사하려 했던 해리엇의 방식도 이어지지 않았습니다.

갈릴레오의 [별의 소식]과 망원경의 보급으로 점점 많은 사람들이 달을 관찰하였지만, 눈에 보이는 것을 어떻게 믿느냐는 다른 문제였습니다. 특히 예수회는 달이 지구와 유사하다는 갈릴레오의 주장을 거부했습니다.

그림은 보이는 것을 그대로 그리는 것이 아닙니다. 그림은 자신이 믿는 것을 표현하는 것이며, 다른 이를 설득시키는 도구입니다.

갈릴레오 이후로 정확히 묘사된 달그림이 나오지 못했던 것은 그러한 달에 대한 의심들이 아직 가시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갈릴레오가 [별의 소식]을 출판한 후 달을 관찰하고 묘사한 이들은 대부분 갈릴레오의 주장을 믿지 않았던 예수회 신부들이었습니다. 그들의 달 그림은 정확한, 혹은 사실주의적 묘사보다는 자신들이 믿고, 주장하고자 하는 달을 묘사해 보여주려는 의도가 강하게 작용했습니다.

달을 정확히 관찰하고 사실적으로 묘사하는 방식이 자리잡기 위해서는 달에 대한 인식 변화와 함께 정확히 묘사해야만 하는 ‘필요성’이 등장해야만 했습니다.

그리고 그 필요성이 등장하자, 달 그림의 수준은 갈릴레오 이후 다시한번 도약하게 됩니다.

다음편에선 갈릴레오와 해리엇이 뿌린 씨앗이 어떠한 꽃을 피웠는지를 끝으로 달 그림 이야기를 마무리 지으려 합니다.
과학 계간지 <에피>에서 연재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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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글

  • 홍차도둑 2018/06/09 16:34 # 답글

    존 오듀봉 이야기도 나올 것인지 궁금합니다!!!
  • self_fish 2018/06/09 16:52 #

    아쉽게도 오듀본 형님은......어느 시대까지 다룰까 고민하다가 결국 과학혁명 이전까지만 다루기로 했습니다. 죄송합니드아~
  • 홍차도둑 2018/06/09 23:43 #

    이렇게 또 오듀봉 대인은 묻히고...T_T
  • 남중생 2018/06/09 16:39 # 답글

    오, 흥미로운 주제네요. "에피"라는 잡지는 처음 들어보는데, 이 기회에 한 번 구해봐야겠습니다.
  • self_fish 2018/06/09 16:53 #

    관심 감사합니다. <에피> 잡지도 추천합니다! ^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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